호주 서부는 비교적 덜 알려진 지역이지만, 바로 그 점이 진정한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서호주의 중심 도시 퍼스를 비롯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자연 절경, 그리고 고품질 와인으로 유명한 마가렛 리버 와이너리 지역까지. 관광객이 몰리는 동부와는 또 다른, 한적하고 여유로운 호주를 경험할 수 있는 서부 여행의 숨은 보석들을 지금부터 집중 탐구해 보겠습니다.
퍼스: 고요한 도시 속 자연과 현대의 조화
퍼스는 서호주의 주도로, 인구 약 200만 명의 현대적인 도시입니다. 인도양을 바라보는 해안도시이자,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이상적인 도시로 손꼽힙니다. 시드니나 멜버른에 비해 관광객이 적은 만큼, 더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동시에 고층 빌딩과 현대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불편함 없이 여행이 가능합니다.
퍼스 도심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중 하나는 킹스파크(Kings Park)입니다.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넓은 이 도심 공원은 도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이자, 다양한 야생 식물과 토종 나무가 자생하는 생태공간입니다. 특히 봄철이면 야생화 축제가 열려 호주의 고유 식물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도심을 따라 흐르는 스완 강(Swan River)은 자전거 도로나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아침이나 석양 무렵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강을 따라 카페와 레스토랑도 즐비해 현지 분위기를 체험하기에 적합합니다. 퍼스의 교통은 트랜스퍼스(Transperth)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내 주요 구간에서는 무료 CAT 버스가 운행되어 여행자에게 편리함을 더합니다.
퍼스의 주변 관광지로는 로트네스트 아일랜드(Rottnest Island)가 있습니다. 이곳은 '셀카 동물'로 유명한 쿼카가 서식하는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섬을 일주하며 자연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여행지입니다. 해변, 전망대, 쿼카 관찰 등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으며, 퍼스에서 페리로 30분이면 도착합니다.
자연 절경: 서호주만의 독특한 지형과 대자연
호주 서부는 동부와는 확연히 다른 지형과 풍경을 자랑합니다. 붉은 대지, 기암괴석, 광활한 사막, 해안 절벽 등 자연의 거대함과 신비로움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장소들이 가득합니다. 특히 피너클스 사막(Pinnacles Desert)은 난잡하게 흩어진 석회암 기둥이 만들어내는 비현실적인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나암분지(Nambung National Park)에 위치한 이곳은 퍼스에서 차로 약 2시간 반 거리에 있어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며, 석양 무렵의 황금빛 피너클스는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제격입니다.
또 다른 추천지는 웨이브 록(Wave Rock)입니다. 마치 거대한 파도가 바위로 굳어진 듯한 형상으로, 약 27억 년 전 지질 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퍼스에서 다소 거리가 있지만, 호주 대륙의 시간과 자연이 만든 조형미를 직접 보고 싶다면 방문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만약 해양 절경을 선호한다면, 서호주의 남서쪽에 위치한 월풀스 국립공원(Walpole-Nornalup National Park)을 추천합니다. 이곳은 높은 삼림과 해안 절벽, 그리고 고요한 해안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적인 자연 관광지로, 특히 ‘트리탑 워크(Tree Top Walk)’에서는 거대한 유칼립투스 나무 위를 걷는 특별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와이너리: 마가렛 리버에서 즐기는 미식과 휴식
퍼스에서 남쪽으로 약 3시간 거리에는 호주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인 산지,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가 위치합니다. 이 지역은 와인뿐 아니라 맥주, 치즈, 초콜릿, 올리브 오일 등 다양한 미식 문화로도 유명하며,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여행지입니다.
마가렛 리버는 특히 샤르도네와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와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수십 개의 와이너리가 지역 곳곳에 분포되어 있으며, 대부분 와이너리에서는 시음 투어뿐 아니라 와인과 함께하는 코스 요리 점심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부 와이너리는 아름다운 정원과 호수를 배경으로 하여, 단순한 시음을 넘어 ‘와인과 풍경을 함께 음미하는’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지 투어 회사를 통해 하루 또는 이틀 코스의 와이너리 투어를 예약할 수 있으며, 렌터카 여행자라면 드라이브를 통해 자유롭게 지역을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영업시간과 투어 프로그램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가렛 리버에는 또한 아름다운 해변과 서핑 스폿이 많아, 액티비티와 미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 여행지입니다. 레이턴 비치(Leyton Beach), 조지스톤(Geographe Bay), 햄린 베이(Hamelin Bay) 등은 투명한 바닷물과 고요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특히 햄린 베이는 야생 가오리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호주 서부는 퍼스를 중심으로 현대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기이하고 웅장한 자연 절경이 펼쳐지며, 미식과 와인이 어우러진 특별한 여행지입니다. 관광객이 적어 여유롭고,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동부 도시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서호주에서 진짜 호주의 깊이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