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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트라 감성 소도시 하루 코스 (궁전, 숲길, 열차)

by traveler2025 202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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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단 40분, 마치 동화 속 세계에 들어온 듯한 도시가 있다. 그곳은 바로 신트라(Sintra). 궁전과 정원, 안개 낀 숲길, 그리고 작은 골목이 어우러진 이곳은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여행자의 감성을 채워주는 특별한 장소다. 이번 글에서는 리스본에서 출발해 열차로 떠나는 신트라 하루 여행 코스를, 궁전, 숲길, 기차여행 중심으로 소개한다.

 

신트라 성 이미지

아침: 리스본에서 기차 타고 신트라로

신트라 여행의 시작은 리스본 로시우(Rossio)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 한 대로 충분하다. 40~45분이면 도착하는 기차 안에서, 도심에서 점점 자연으로 바뀌는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가 어떤 색으로 물들지 상상하게 된다. 신트라 역에 도착하면, 공기부터 다르다. 숲 냄새가 은은하고, 바람이 조금 차며, 도시보다 한결 고요한 분위기다.

기차역에서 나와 첫 번째 목적지는 페나 궁전(Palácio da Pena). 버스 434번을 타고 산을 오르거나, 도보나 툭툭이(소형 전동차)를 선택할 수 있다. 도로가 굽이굽이 이어지면서, 숲길 사이로 붉은색과 노란색 외벽이 보이면 페나 궁전에 도착한 것이다.

페나 궁전은 말 그대로 동화 속 성 같다. 19세기 낭만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색감도 구조도 화려하고 비현실적이다. 궁전 내부는 왕실의 생활이 재현되어 있고, 테라스에 서면 신트라 전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전 시간에는 비교적 사람이 적어 조용히 감상하기 좋다.

오후: 숲길과 레갈레이라에서 보내는 몽환적 시간

페나 궁전에서 내려오면서 이어지는 숲길은 또 하나의 감성 포인트다. 신트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자연과 건축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다. 나무가 터널처럼 펼쳐지고, 이끼 낀 돌계단이 계속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 마치 시간도 함께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다.

오후 일정으로는 레갈레이라 저택(Quinta da Regaleira)을 추천한다. 이곳은 정원과 미로, 탑과 지하 통로가 얽힌 마치 비밀의 세계 같은 공간이다. 가장 유명한 장소는 이니시에이션 웰(Initiation Well)이라 불리는 나선형의 우물.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다 보면, 현실과 환상이 겹쳐지는 듯한 묘한 감각에 빠진다.

정원 곳곳에는 석상과 연못, 작은 다리와 숨어 있는 통로들이 있어 어린 시절 모험심을 자극한다. 사진 찍기에도 좋고, 그냥 앉아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도 완벽하다.

근처 로컬 레스토랑에서 포르투갈식 생선 스튜나 바칼라우(대구 요리)로 점심을 먹고,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그 순간, 여행의 진짜 의미가 다가온다. 빠르게 움직이기보다는 천천히, 머물며 음미하는 것이 신트라 여행의 핵심이다.

저녁: 해 질 녘 신트라 골목길과 리스본행 열차

오후 늦게는 신트라 중심가 골목을 천천히 거닐어보자. 작은 타일 상점, 수제 향수 가게, 동화 같은 간판의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신트라 국립 궁전(Palácio Nacional de Sintra) 앞 광장에서 잠시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종종 거리 악사들의 연주가 들리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에 여행의 긴장이 풀린다.

저녁 6시쯤, 신트라 역으로 돌아와 리스본행 기차에 오른다. 돌아가는 길은 아침보다 더 차분하다. 기차 창밖으로 붉은 하늘과 어스름이 깔리는 풍경이 지나가고, 오늘 하루의 장면들이 하나씩 되새겨진다.

아침의 궁전, 오후의 숲, 그리고 저녁의 골목. 짧지만 감성적으로 꽉 찬 하루였다.

결론: 신트라는 하루만으로도 충분히 잊히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신트라를 ‘리스본 근교 여행지’ 정도로만 여기지만, 막상 하루를 보내보면 이곳만의 고유한 분위기와 감성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궁전의 화려함, 숲길의 고요함, 골목의 따스함—all in one. 기차로 쉽게 오갈 수 있고, 걸어서 느리게 여행할 수 있는 신트라는 포르투갈 여행 중 하루쯤은 꼭 시간을 내야 할 가치 있는 곳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오늘 하루, 현실이 아닌 이야기 속을 걸은 것 같다’ 그게 바로 신트라가 주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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