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하루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근교 소도시들도 꼭 고려해 보세요. 화려한 관광지와는 또 다른 소박한 매력, 현지인의 삶이 묻어나는 거리 풍경,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만나는 예술과 역사까지. 이 글에서는 베네치아 근교 대표 소도시 파도바(Padova)와 트레비소(Treviso)를 중심으로 하루 코스로 즐길 수 있는 알찬 일정을 안내합니다.
중세 감성 가득한 파도바 여행 코스
베네치아에서 기차로 약 30~40분 거리에 위치한 파도바(Padova)는 중세의 향기가 짙게 남아 있는 대학 도시입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대학인 파도바 대학교(Università di Padova)를 중심으로, 유서 깊은 건축물과 예술작품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도시죠.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스크로베니 예배당(Cappella degli Scrovegni)입니다. 이곳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선구자 지오토(Giotto)의 프레스코화로 유명하며, 벽 전체를 덮은 생생한 장면들은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 있으니 사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이후에는 프라토 델라 발레(Prato della Valle)로 이동해 보세요. 이탈리아 최대 규모의 광장 중 하나로, 중심의 타원형 분수를 중심으로 고대 조각상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주변에는 산 안토니오 성당(Basilica di Sant'Antonio)과 보타니컬 가든(Giardino Botanico)도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파도바는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가 아닌 만큼, 현지인의 일상 속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골목을 산책하거나, 전통 시장에서 신선한 과일과 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큽니다. 특히 에레미타니 박물관(Musei Civici agli Eremitani)에서는 고대 로마 유물과 회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예술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 추천됩니다.
트레비소의 예술적 감성과 맛집 탐방
트레비소(Treviso)는 베네치아에서 북쪽으로 약 30~40분 떨어진 작고 아늑한 도시입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잘 알지 못하지만, 한 번 다녀오면 꼭 다시 가고 싶은 감성 도시로 꼽힙니다. 운하와 고풍스러운 건물, 그리고 예술적인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비교적 관광객이 적어 조용히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가장 유명한 명소는 피아짜 데이 시뇨리(Piazza dei Signori)입니다. 중세 시대 시청사가 있는 이 광장은 트레비소의 심장부로, 주말에는 현지 장이 열려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작은 미술관과 독립 서점, 수공예 상점들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트레비소는 티라미수의 발상지라는 설도 있는 만큼, 이곳에서는 꼭 정통 티라미수를 맛봐야 합니다. 특히 Le Beccherie라는 레스토랑은 티라미수가 처음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진한 마스카포네와 에스프레소의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또한, 트레비소에는 지역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바와 전통 트라토리아도 많이 있어 미식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가볍게는 스프리츠(Spritz) 한 잔으로, 무겁게는 프로세코 와인과 함께 식사를 즐겨보세요. 현지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과 파스타 요리는 베네치아보다 훨씬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만족도가 높습니다. 도시 자체가 워낙 작고 아기자기해서 도보로 반나절이면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사진 찍기에도 최적입니다.
이동 방법과 추천 일정 구성 팁
파도바와 트레비소 모두 베네치아 산타루치아(Santa Lucia) 역에서 직행 기차로 30~4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고속열차(Regionale, Frecciarossa)를 이용하면 쾌적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운행 간격도 짧아 자유롭게 일정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추천 하루 코스 예시:
- 오전 8:30: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출발 → 파도바 도착
- 오전 9:30~12:00: 스크로베니 예배당, 프라토 델라 발레, 산 안토니오 성당 관광
- 12:30~13:30: 파도바 현지 식당에서 점심
- 14:00: 파도바역 출발 → 트레비소 이동
- 14:30~17:00: 트레비소 도심 산책, 티라미수 카페 방문, 쇼핑
- 17:30: 트레비소역 출발 → 베네치아 복귀 이 일정은 무리 없이 하루에 두 도시를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동 시간도 짧아 피로도가 적습니다. 단, 스크로베니 예배당은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식사 시간과 기차 시간은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기차 외에도 렌터카를 이용하면 주변 소도시나 와이너리까지 함께 여행할 수 있지만, 주차 공간이 적은 지역이 많아 대중교통 이용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베네치아만으로는 아쉽다면, 그 주변 소도시까지 여행 범위를 넓혀보세요. 파도바의 중세 감성과 지오토의 예술, 트레비소의 고즈넉한 거리와 미식 여행은 하루를 풍성하게 채워줍니다. 기차로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 알찬 일정 구성만으로도 잊지 못할 여행이 가능합니다. 당신의 베네치아 여행에 하루쯤, 소도시 감성을 더해보세요!